신은 과연 존재할까?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유신론자,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이렇게 셋으로 나눠진다. 나의 경우는 불가지론적 유신론자에 가깝다. 개인적으론 어떤 사안에 대해 쉽게 단정하는 것을 꺼린다. 단정을 하는 순간 생각의 틀이 경직되어 사고 체계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신의 존재를 믿느냐 아니냐에 따라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지만 과연 그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있을까?

신의 존재 여부를 직접적이고 사실적으로 증명할 방법은 없다. 단 추론은 가능하다. 어떤 사안에 대해 알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진지한 관찰이다. 관찰을 통해 추론을 하고, 그 추론을 바탕으로 신념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관찰은 객관적 차원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 하나!

바로 우리 인간을 포함한 삼라만상은 어떤 자연적 환경에 귀속되어 살아간다는 점이다. 자연은 순간 순간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변성을 띠고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대한 어떤 질서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유신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우주적 질서는 너무나 완벽하고 정교하기 때문에 전지전능한 어떤 존재 즉 창조의 신으로 지칭되는 조물주의 개입이 분명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신은 어떤 모습의 소유자?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다분히 인격적이다. 어떤 이들은 신의 형상을 따라 인간이 만들어졌음을 들어 신 또한 인간의 마음을 가졌으며 궁휼감을 가진 선한 모습으로 그린다. 그러나 이것은 관찰의 결과라기보다는 다분히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의 발로일 뿐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창조신은 과연 남성일까? 여성일까?

​신의 형상 자체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존재하다고 믿는다면 나는 인격신이라기 보다는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총체적 차원으로 이해하고 싶다. 신이 있다면 자신이 창조한 모든 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러니 신은 선과 악, 남성성과 여성성 등을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고정된 형상이 아니라 무수한 변화의 얼굴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때론 자애로운 모습으로 때론 냉정하고 엄한 심판자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신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정된 신의 얼굴이 없다는 말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곳에 신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좋겠다.

신이 없다기보다는 있다고 믿는 편이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될 여지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신이 있다고 믿는다고 해서 신이 자비로운 인격과 인간의 소소한 사안 하나하나에 궁휼감을 느끼는 감정의 소유자라는 데에는 회의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신은 우주적 질서나 법칙에 가깝다.

​신을 믿는 자라면 자연히 신이 인격적 소유자이길 바랄 것이다. 인간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 신이라면 너무 건조하지 않은가! 뭔가 감정적으로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지 않은가! 신의 가슴에 기대어 신의 뜻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은데 살가운 대답을 기대할 수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신은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완벽한 질서 속에 신의 뜻을 피력해 놓았다. 따라서 신을 믿는 이라면 신이 구축해 놓은 자연적 질서를 관찰, 이해하고 통찰해야 할 것이다. 신이 선하니 악하니 하면서, 자신의 믿음이나 소망에 일일이 답해 달라고 조르고 응석을 부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신은 절대로 한 개인의 믿음이나 소망 여부에 살갑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테니까.

신이 응답했다?

종종 신이 자신의 기도에 응답했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신의 질서는 어떤 한 피조물이 거스를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여기에는 그의 믿음이나 기도, 소망 또한 예외가 아니다. 어떤 한 개인이나 집단의 믿음 체계가 신이 창조해 놓은 우주적 질서나 법칙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믿음이나 기도에 의해 개인의 삶이 달라지는 문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앞에서 믿음과 기도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라고 언급했다.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믿음 체계와 기도가 신이 이미 구축해 놓은 자연적 질서의 변화에 접촉을 하기 때문에 각 개인의 삶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을 놓고 일이 잘되면 흔히 신이 응답해 주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신의 보편적 질서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A와 B팀이 축구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A이 팀이 이겼다면 신이 A팀을 더 사랑해서 이기도록 손을 써준 것이 아니다. 축구를 이기기 위한 조건은 이미 신이 창조해 놓은 법칙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체력, 조직력, 전략과 전술 등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A팀이 이긴 것은 신이 만들어 놓은 이 조건에 더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신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완벽한 질서를 구축해 놓았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 각각은 불완전한 모습일지라도 이들의 총합은 완전하다. 신이 있다면 우리가 믿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없다면 믿는다고 해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의 믿음 자체는 신의 존재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그래도 신이 있다고 믿는다면 신의 법칙을 꿰뚫는 통찰력을 키우는데 매진함이 좋을 것이다.​


행복공감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2개의 댓글

Sugar Defender · 2024-08-10 12:14 오후

Ive read several just right stuff here Certainly price bookmarking for revisiting I wonder how a lot effort you place to create this kind of great informative website.

    The 좋은 상태 · 2024-08-12 3:35 오후

    I’m not used to WordPress either, but I’m making it step by step. Thank you.

댓글 남기기